앞 시간까지, 우리는 블랙홀 주변에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조금 더 심화된 주제로 "블랙홀 주변에서의 물체 or 빛의 운동"이
실제로 어떤 궤적을 그리는지에 대해 알아본 연구를 본인이 수행한 적이 있어,
개략적인 자세한 결과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오늘은 보통 생각하는, 가만히 있는 블랙홀이 아니라
뺑글뺑글 블랙홀 (회전하는 블랙홀, 즉 커 블랙홀) 주변에서는
어떤 희안한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다.
앞에서 말했듯이, 블랙홀은 세가지 소원.... 이 아니라 세가지 특성만을 지닌다.
질량, 각운동량, 전하.
역시 앞에서 설명했듯이, 전기적으로 중성이며 회전하는 블랙홀을 커 블랙홀이라 한다.
우주의 블랙홀 중 대부분은, 약간이라도 회전하는 천체가 수축하여 만들어 졌기 때문에
뺑글뺑글 블랙홀이 우주의 대세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설명하는 블랙홀은 회전하지 않는 슈바르츠실드 블랙홀이다.
회전하는 블랙홀 주변에서의 시공간은, 회전하지 않느 블랙홀 주변에서의 시공간과
그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뺑글뺑글 블랙홀 주변에서는 이 슈바르츠실드 블랙홀 주변에서와는 다른
매우 특이한 현상이 일어난다고 예측할 수 있다.
바로 틀끌림(frame-dragging) 현상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론에 대해서 수박 겉햛기 식으로라도 들어본 사람은
일반상대론에서는 중력이 시공간을 휘어놓는다고 설명한다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 다음 시간 쯤에, 여기 대해서 자세히 다루겠다.
근데 뺑글뺑글 블랙홀 이놈은,
시공간을 휘어놓는 걸로도 모자라서, 시공간을 자신의 회전 방향으로 끌리게 한다.
즉, 블랙홀 주변에서의 시공간이 블랙홀을 따라돌게 되는 것이다.
시공간이 돌면, 그 안에서 운동하는 물체는 어떻게 되겠는가?
당연히 따라돌게 되겠지.
따라서, 처음에는 블랙홀과 반대방향으로 돌거나 전혀 블랙홀 주위를 돌지 않던 물체도
회전하는 블랙홀 주변에서 운동하면서, 블랙홀과 같은 방향으로 이끌려 돌게 된다.
이를 틀끌림 현상이라고 한다.
* 사실 틀끌림 현상은 모든 회전하는 중력원 근처에서 일어난다.
지구도 물론 회전하는 질량체이므로, 지구 주위에서도 이에 의한 효과가 있다.
조금 골치아픈 이야기지만,
블랙홀 주위의 시공간을 나타내기 위해서, 사건 간의 거리를 나타내는
메트릭 텐서란 것을 사용한다.
벡터만 들어도 골이 지끈거리시는 분들에게,
텐서는 벡터보다 더 고차원 개념이라는 것을 알려 드리겠다.
아, 물론 프로그래밍을 해서 배열 개념이 머리에 박혀 있으면 좀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
그 메트릭 텐서에는, 회전과 시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gtφ라는 항이 있는데
회전하지 않는, 슈바르츠실드 블랙홀에서는 이놈이 0인데,
회전하는, 우리의 뺑글뺑글 블랙홀(커 블랙홀)에서는 이놈이 0이 아닌지라
시간에 따라, 물체의 회전이 변한다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계산해 보면 물론 블랙홀과 같은 방향이다.
특히 이 현상은,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에 매우 가까이 있는 얼고리전(Ergo region) 내부에서 아주 강하게 일어난다.
* 정확히는 무한의 시간동안 블랙홀 주위에 있을 운동하는 물체가,
블랙홀과 같은 방향으로 돌지 않을 수 없는 영역을 얼고리전이라 정의한다.
이 얼고리전(우리말로는 얼고 지역이라고도 한다)은
블랙홀의 양 극에서는 사건의 지평선과 일치, 즉 블랙홀에 딱 붙어있고
적도 지역에서 가장 큰 반지름을 가진다.
블랙홀이 적도에서 가장 빨리 도니까 (선속도 말이다.) 이는 이해 가능한 상황이다.
즉, 공을 위 아래에서 눌렀을 때의 모양이 된다고 할 수 있다.
* Gravity 책을 보니, 정확히는 양 극 '근처' 에서 블랙홀 보다 위로 솟아있다.
찰흙으로 공을 빚어서, 양쪽에서 누른 다음, 위 아래 극 점을 살짝 손가락으로 누른 모양이랄까?
수식적 결과로 그렇게 나오는데... 정확한 이유는 조금 더 공부해서 업뎃 하겠다.
틀끌림 현상을 이용해서 블랙홀의 회전 에너지를 우리가 이용할 수 있다.
즉, 블랙홀을 이용해서 발전을 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천체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경이 제시한, 펜로즈 과정 등의 모델이 있으며 이는 나중에 자세히 다루겠다.
틀끌림 현상 말고도, 뺑글뺑글 블랙홀에는 재미있는 성질이 있다.
이때까지 우리는 블랙홀의 경계가 사건의 지평선이며, 이 경계를 지나면 다시 빠져나오지 못한다
라는 정의를 통해 사건의 지평선을 이해해 왔다.
희안하게도, 커 블랙홀의 주위의 시공간을 수식적으로 살펴 보면 (직접 가서 보진 못하잖수)
사건의 지평선과 같은, 이상한 특성을 지니는 지점이 한군데 더 있다.
즉, 회전하는 블랙홀을 두개의 사건의 지평선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또한 회전하는 블랙홀은 고리모양의 특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 특이점 : 시간과 공간의 곡률이 무한대가 되는 점.
이는, 회전하지 않는 블랙홀에서 점 모양의 특이점이 존재하여
이곳으로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는 것과는 약간의 차이점을 보여
이를 통한 시간여행의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이론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 정확한건 아직 수련이 부족해서 잘 모르겠지만,
회전하는 블랙홀의 특이점은 극좌표계에서 r = 0, θ = π / 2 가 되는 지점으로 정의된다.
근데 이놈이 극좌표에서는 r = 0 이지만, 직교좌표에서는 x, y, z = 0 이 아니었던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뺑글뺑글 블랙홀 이놈은, 성질이 더러워서 조금만 건드려도
'흥, 보여주기 싫어!' 하면서
원래 두개였던사건의 지평선은 하나가 되어 버리고,
고리모양의 특이점은 도로 점으로 돌아가 버린다고 한다.
학술적으로 말하자면
커 블랙홀의 안쪽 사건의 지평선과 고리모양 특이점은 매우 불안정해서,
약간의 변화만 주어져도, 하나의 사건의 지평선만 남게 되거나
고리모양의 특이점이 점 모양의 특이점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뺑글뺑글 뷁홀은 이런 재밌는 특성 때문에 시간여행이나,
기타 다른 재밌는 연구들의 (물리학자들에게만 재밌는... 이 될 공산이 크지만) 소재가 되고 있다.
참고 : 앞에서도 말했지만,
회전하는 블랙홀 주위의 시공간을 나타내는 커 메트릭은
1963년 뉴질랜드의 로이 커가 계산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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