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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C[잡다한것들]/과학 읽을거리

블랙홀 3

by 칠칠너래 2007. 2. 17.

오늘은 우리가 실제로 블랙홀 주위에 가게 되었을 때, 어떤 것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하겠다.

21세기 초, 2006년 현재 인간은 겨우 38만km 떨어진 달에까지밖에 가지 못하였고, 인간이 만든 우주선 중에서 극히 일부만이 태양계를 벗어났을 뿐이다.

우리 인류는,

즉, 거대한벽 처녀자리 은하단 근처 국부은하군 우리은하 태양계 제 3행성 지구에 거주하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란 종은,

아직 저 넓은 우주를 이용하기에는 아직 너무나도 부족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단적인 예로, 지구에서 태양을 제외하고 가장 가까운 별인 센타우루스 프록시마는 약 4.2 광년 (light year, 빛이 1년간 가는 거리) 떨어져 있는데 이는 39732000000000km 로, 이는 지구에서 달 까지의 거리의 1억배가 넘으며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1AU, 약 1억 5천만 km)의 26만배가 넘는다.

지구의 지름이 불과 6400km 이고,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가 약 400km 라는 사실과 비교해 보면 정말로 엄청나게 먼 거리인 것이다.

따라서, 블랙홀에 대한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아마도 우리가 살아 있는 시간 안에서는 인간이 블랙홀에 접근할 일이 없을 것이란 사실을 먼저 말해두겠다.



은하영웅전설에서 나오는 대로 2700년쯤 되어야 가능할려나?

아, 운 좋게도 그때까지 살아 있을 수 있을지도 모든다.

우주 여행이 실현되려면 엄청나게 기다려야 하긴 하지만

지금 연구되고 있는 생명과학, BT쪽의 발달로 그때까지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가능해 질 지도 모르겠다.

뭐, 이것도 적어도 2050년 정도는 되야 되려나?

이는, 앞으로 할 이야기들에도 적용되는데 타임머신이나 블랙홀, 웜홀 등을 이용한 여러가지 발상이나 기술 등은 아직 실현되기에는 너무도 먼 이야기이고, 심지어는 그것을 연구하는 과학자들 조차도 아직까지 실현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 부분까지는 생각하지도 않고, 단지 물리적으로 그것이 '가능' 한지에 대해서만 논하는 것이다.

어쨋든, 지금은 블랙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저런 기술적 사항들은 싸그리 무시하고, 언젠가는 인류가 블랙홀을 이용할 수 있을것이란 희망과 함께 한번 생각(망상)을 시작해 보자.

뭔가, 있어보이게 말해서 사고 실험을 시작하자고 하는게 나으려나?



당신은, 우리 인류가 은하계 단위에서 우주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쯤 태어나, 우수한 교육을 받고, 인류가 우주를 연구하기 위해 파견하는 우주 비행사로 당당히 선발되었다.

그래서 인류의 기대를 한몸에 안고, 미지의 존재인 블랙홀을 연구하기 위해서  지구에서 8000광년 떨어진 백조자리 시그너스(Cygnus) X-1 으로 떠나게 되었다.

그런 조건들이 부담된다면 이렇게 하자.

당신은, 우리 인류가 은하계 전체를 마음껏 여행하며 발전할 때 쯤, 우주여행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재력을 가진 집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말로만 듣던 블랙홀을 한번 구경해 보기 위해서, 위험하다는 가족의 반대를 뿌리치고 리무진 같은 우주선을 타고, 초콜렛을 맛있게 먹으며, 약간의 가속도가 느껴지긴 했지만 편하게 앉아서, 때론 졸기도 하면서 적절히 백조자리 시그너스 X-1으로 날아왔다고 치자.

시그너스 X-1은, 지구에서 8000광년정도 떨어진, 매우 유력한 (거의 확실한) 블랙홀 후보이다.

태양질량의 약 10배 정도로 추정되며, 이는 항성질량블랙홀에 해당된다.

아마도 우주에 있는 블랙홀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종류의 블랙홀인 커 블랙홀이겠지.



그래서 블랙홀 주위에 왔다.

자, 기대하던 순간, 저기 블랙홀이 보입니다(?!).... 라기 보다는

당신은 블랙홀 근처에서 블랙홀이 있다고 추정되는 쪽을 쳐다본다.

뭐가 보일까?


블랙홀은 말 그대로 Black Hole, 검은 구멍이다.

빛조차 빠져나갈 수 없으니, 아마도 안 보이겠지... 하고 생각할 것이다.

블랙홀 주위에서는 호킹복사라는 양자역학적 현상이 일어난다.

루게릭 병에 걸리셔서, 운신이 불편하시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분 중의 하나인 영국의 물리학자, 현재 케임브리지대 루카시언 석좌교수(Lucasian Professor of Mathematics)인 스티븐 호킹교수가 제안한 것으로 양자역학적으로는 블랙홀에서도(정확히는 사건의 지평선 근처에서도) 입자가 튀어 나갈수도 있다고 하는 현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블랙홀 매우 가까이에서 튀어나오는 입자들을 볼 수도 있을 지 모르겠다.

블랙홀 주위에서는, 일반상대론 부분에서 말하겠지만, 중력이 강해서 빛의 파장이 길어지는 적색편이란 현상이 일어난다.

원래는 파랗게 보이던 물체가 있다고 하면, 블랙홀에 접근할수록 파장이 길어져서, 초록, 노랑색을 거쳐서 붉은색이 되었다가 가시광선 영역을 벗어나서 적외선을 방출하게 되어 우리 눈에서 사라질 것이다.

이런 현상 때문에, 호킹복사가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블랙홀이 있는 부분에서 우리눈에 직접 보이는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그래, 블랙홀 안 보이고, 그 주위의 것도 안 보인다.

그러니까 블랙홀이 있다고 생각되는 쪽을 바라보면, 새까만 원이 보이겠지?

미안하지만, 틀렸다.

여러분은 빛이 직진한다고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평평한 시공간에서의 이야기이다.

일반상대성 이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중력에 의해 빛이 휜다" 라는 것을 말한다는 것이다.

즉, 블랙홀 근처에서는, 중력때문에 블랙홀 근처를 지나가는 빛들이 휘게 된다.

이로 인해 블랙홀 뒤의 천체가 발하는 빛이 블랙홀을 지나쳐, 원래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에까지 올 수 있게 된다.

우리 주위에서 빛을 휘게 하는, 가장 흔한 물건이 무엇인가?

바로 렌즈다.  (당신이 안경을 쓰고 있다면, 지금도 그 효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중력에 의해 빛이 휘는 것, 이것을 바로 중력렌즈 현상이라고 한다.


결국 우리는 실제로 블랙홀 주위에 갔을 때, 블랙홀을 바라보면 중력렌즈 현상에 의해서 휜 빛들로 인하여 무언가 이상하게 보이는 주변의 광경들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블랙홀 근처에는 뭐가 있을까?

블랙홀은 매우 중력이 강한 천체이다.

따라서, 근처의 물질들을 끌어당기는게 당연하다.

이런 물질들이 블랙홀 주변으로 몰려 와서, 블랙홀 주위에 모여 있게 된다.

블랙홀로 떨어지는 일반적인 물체는, 원래 블랙홀과 다른 쪽으로 운동하다가 블랙홀에 끌려서 떨어지는 놈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런 물체들은 "각운동량"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블랙홀로 떨어질때 돌면서 떨어지게 된다.

물이 가득찬 욕조나 세면대에서 물이 빠질때를 생각해 보라.

물은 즉시 빨려들어가지 못하고, 소용돌이를 형성한다.

이와같이, 블랙홀로 돌면서 떨어지는 물질들이 몰려서 블랙홀로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쌓이게 된다.

결국 물질들이 블랙홀 주위에 붙어 있게 되고, 이를 부착현상이라고 한다.

특히, 회전하는 블랙홀의 경우, 부착현상이 적도평면 (블랙홀이 도는 방향으로 자른 평면)에서 주로 일어나서, 물질들이 원반 형태로 부착되게 된다.

블랙홀 주위에, CD 같이 생긴게 붙어 있다고 보면 된다.

이를 부착원반(Accretion Disc) 이라고 한다.


이놈들은 마찰열로 인해서 엄청나게 뜨겁다.

따라서 여기서는 X선이 듬뿍듬뿍 방출된다.

물론 그 복사 스펙트럼을 흑체복사라 가정할 경우, 플랑크 분포에 따라 가시광선 등의 빛들도 방출될 것이다.

또한, 회전하는 블랙홀에서는 그 회전 축 방향으로 (양 극 방향) 물질을 뿜어낸다.

이 물질을 제트라고 한다.



블랙홀 주위의 부착원반과, 양 극으로 뿜어지는 제트를 볼 수 있는 그림이다.




정리하자.

우리가 실제로 블랙홀 주위에 간다면, 블랙홀 자체는 보이지 않으며, 블랙홀 바로 근처에 있는 것들도 블랙홀의 중력에 의한 적색편이로 인해 보이지 않는다.

중력렌즈 효과로 인해서 블랙홀 주위의 광경들이 일그러져서 블랙홀 뒤에 있는 것이 보이기도 할 것이다.

블랙홀 주위에는 부착원반이 있고, 양 극 방향으로 제트가 분출되는데 이 광경은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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