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현대의 블랙홀과 중력 연구의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앞의 #1에서, 뉴턴의 중력이론 발견 이후, 슈바르츠실드 해가 구해지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1916년 칼 슈바르츠실드가 아인슈타인 중력장 방정식의 해를 구했다.
나중에 일반상대론을 다룰때 조금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아인슈타인은 중력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힘이 아닌 시공간의 휘어짐으로 생각하였다.
우리가 고등학교때까지 일반적으로 배운 기하학은 유클리드 기하학, 혹은 민코프스키 공간에서의 기하학이다.
즉,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가 되고, 평행선은 영원히 만나지 않는 평평한 공간에서의 기하학을 일반적으로 배웠던 것이다.
1854년, 가우스의 제자인 리만이 2차 미분 형식으로 사건 사이의 거리를 나타내는 ds2을 이용해 평평하지 않은 공간을 정의하였다.
이렇게 정의된 평평하지 않은 공간에 대해 다루는 기하학이 리만기하학이다.
어쨋든, 아인슈타인은 이 리만기하학을 이용해 중력을 시공간의 휘어짐으로 이해했고,
칼 슈바르츠실드란 사람이 1916년, 실제로 회전하지 않는, 구 대칭인 질량체 주위에서의 시공간의 휘어짐을 리만이 정의한 대로 ds2에 대하여 해를 구했다는 것이다.
슈바르츠실드의 해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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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회전하지 않는, 구 대칭인 질량체 주위에서는 사건사이의 거리를 저런 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참고로 위 식은, 계산의 편의를 위해 광속 c=1인 natural unit 라는 단위계를 사용했다.
이 식을 자세히 보면,
r = 0 인 지점과, r = 2GM 인 지점에서, 분모가 0이 되는 특이한 현상이 발생함을 알 수 있다.
전자를 특이점, 후자를 사건의 지평선이라 하는데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가면 빛 조차도 우리 우주로는 일반적으로 되돌아오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슈바르츠실드가 이 해를 발견했을 당시에는 이런 천체가 관측되지 않았었고, 수학적으로 이상한 특성을 지니는 특이점과 사건의 지평선의 존재로 인해 아인슈타인 조차도 이 결과에 대해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았었다.
잠시 그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하자면, 1919년 영국의 천문학자 에딩턴이 개기일식때 태양에 의해 휘는 별빛을 관측함으로써 실제로 중력에 의해 빛조차 휜다는 일반상대론의 결과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증거가 되었다.
1931년에는 찬드라세카가 백색왜성의 질량 한계를 예측하였고,
1934년에는 츠비키, 바데, 란다우 등이 중성자로만 이루어진 중성자별의 존재를 예측하였고,
1939년, 맨해튼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유명한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오펜하이머가 별이 중력수축을 통해 중성자별이 되며 그 중력에 의해 계속 수축하여 한 점으로 집중한다는 블랙홀의 특이점에 해당하는 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하였으나 당시에는 이 연구가 별로 관심을 얻지 못하고 묻혀 버리고 말았었다.
1930년대에는 회전하지 않으며 전하를 띈 천체에 관한 라이스너 노드스트롬 해가 발견되기도 했다.
1960년대 들어서, 전파를 통한 천체 관측이 본격적으로 이루어 지기 시작하게 되었고 X-선별, 펄사 등이 발견되면서 잊혀졌던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에 대한 연구가 다시 활발히 이루어 지게 되었다.
* 전파망원경은 1931년 벨 연구소의 칼 잰스키에 의해 제작되었다.
1967년에는 휴이시가 중성자별로 추측되는 펄서를 발견하였고,
1970년에는 X선 관측 위성 우후루가 백조자리 X-1 이라는, 주기가 0.05초에 불과한 매우 강력한 X선을 내는 천체를 발견하였다.
백조자리 X-1은 매우 유력한 블랙홀의 후보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 1963년 뉴질랜드의 로이 커가 회전하는 천체에 대해 중력장 방정식의 해를 구했으며, 1969년 휠러에 의해 블랙홀 (Black Hole) 이라는 이름이 지어 졌다.
회전하며 전하를 띈 천체에 대한 커-뉴먼의 연구 결과도 1960년대 발표되었다.
역시 1969년, 로저 펜로즈에 의해 우주 검열 정리가 발표되고,
1974년에는 스티븐 호킹에 의해, 양자역학적으로 블랙홀도 입자나 빛을 방출할 수 있다는
호킹복사에 관한 이론이 발표되었다.
이 무렵에는 물리학계에서 기본적 힘과 입자들을 기술하는 대통일 이론을 찾으려는 시도도 매우 많이 이루어 졌고, 그 분야에서도 상당한 발견이 있었다.
1970년대에는 게이지 이론과 끈 이론에 초대칭 이론을 적용한 초끈이론이 등장했고 1980년대 1st string revolution, 1990년대 2nd string revolution을 거치며 초끈이론이 발전하여 최근에는 M 이론이 등장하였다.
이에 따라, 중력도 양자역학적으로 기술하려는 시도들이 이루어 졌다.
1996년에는 D-brane 모형을 이용해 블랙홀의 엔트로피가 구해졌다.
호킹의 일반인(?!)들을 위한 저서들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호두껍질 속의 우주, 시간의 역사)
현재는 이에 관한 연구들도 이루어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