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글/[펌글]좋은글 모음

어느 가을날의 부부싸움

by 칠칠너래 2005. 11. 22.
어느 가을날의 부부싸움  


올해도 어느덧 어김없이 언제인가 싶게 우리집 뒷뜰에 밤나무가 송이송이 알밤이 벌어 탐스럽게 떨어진다.
참으로 세월은 유수와 같다느니 , 살과 같다느니 ,하는 말이 새삼스럽다. 바로 얼마 전 앙상한 가지였던 생각 뿐인데 어느덧 한해가 지나 벌써 알밤이 떨어지니....
탐스럽게 벌어져 있는 밤송이를 바라보노라니 벌써 몇해전 대판 부부싸움이 생각난다. 부부싸움 칼로 물베기라는데 그건 그렇다치고 그날의 싸움은 나에게 알다가도 모를듯한 부부싸움의 이치를 일깨워 주었다.

몇 해전 그 해에도 어김없이 탐스런 알밤이 툭툭 떨어지는 그런 가을 , 풍요로운 가을이었다.
나는 왜그런지 내 집안에 떨어지는 알밤을 줍지 않는다.
이유인 즉 사실은 다른 사람이 주어갈 것도 아니고, 그저 나 뒹구는 탐스런 그 모습들이 그저 좋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왜냐하면 내 어릴적 나는 밤나무가 하나도 없는 집에서 자랐다.
그러나 이웃의 다른애들의 집에는 밤나무가 있었다. 알밤을 주워 뻐기는 그 애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밤나무며 밤나무 이파리까지... 밤송이에 그 알밤이 얼마나 부러웠던지 무던히도 가슴속에 한(?)이 맺혔던 것 같다. 유난히 내성적이면서도 자존심이 강했던 나는 한톨 얻어먹기 위해 노력은 커녕 그저 가슴속에 묻어만 (?)두었다.

세월은 흘러 그러한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던... 청장년의 세월은 가고, 산수좋아 찾아온 산골에 내가 직접 심은 밤나무에 알밤이 떨어지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나는 그것을 즐기고 잇었던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사건이 있게된다.
내 울안에 떨어진 알밤을 다른 사람이 주워갈리 만무이고 우리 집안에 우글거리는 다람쥐가 제철 만난듯이 주워간다. (내가 다람쥐를 아끼니까 우리 집에는 다람쥐굴이 유난히도 많다.- 미물인 다람쥐도 해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막히게 알고 모여든다.)
나는 그것이 즐겁다. 어릴적 그토록 탐나던 알밤을 내눈앞에서 태연히 앉아 까먹는 그 다람쥐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고 앙증스럽다.

 

'그래 실컷 먹어라.'
이 아름다운 결실의 계절, 나는 다름쥐를 바라보며 이 해맑은 이 가을을 즐긴다
그런 날중 어느날 아내가 "여보! 알밤이 떨어지면 다람쥐가 다 주워가니 빨리 장대로 밤을 털어야 겠어요! 머뭇거리다 보면 다 다람쥐가 가져가고 사람이 먹을 것도 없겠어요!"

"아니 여보, 밤나무가 한두나무야! 다람쥐가 먹으면 얼마나 먹겠어!"
나는 이미 아내의 말을 들을 생각은 애시당초 하나도 없고 건성으로 대답하는 동안 알밤은 계속 떨여져 가고....다람쥐는 바빠져가고...

 

어느날 아내가 긴 장대를 가지고 있는 힘, 없는 힘을 다하여 밤을 턴다. "무슨 사람이 그렇게 말하면 알아들어야지!"하면서 몹시 화가 난 얼굴로 밤나무를 두들겨 댄다.
나는 "아니 이사람이 왜 화를 내고 난리야!"
나의 퉁명스런 대답에 아내는 더욱 화가 나나보다.
이렇게 해서 칼로 물베기 대판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고약한 말없는 냉전이 사흘이나 갔다. 그리고...

그러나 이 싸움의 원인은 분명한데 ..아내가 그 사실을 아니 그 깊은 남편의 사연을 알턱이 있겠는가? 아내 입장에서 보면 화가 나는 것이 당연하지. 그러나 나는 나대로 해명할 사안도 설명할 사연도 못되어 말을 못하고... 그런데 아내 말대로 밤은 죽어도 털기 싫은 걸 어쩌나...
그러다 보니 애꿎은 싸움판만 커지고 말았으니...

나는 이 가을날 알밤이 떨어질때면 그때의 대판 싸움을 생각한다..... 부부싸움에 아주 어릴 적 형성된 그 어떤 응어리나 감정들이 나도모르게 이유없는 부부간의 단절이나 불만으로 작용하지는 않는지를 곰곰히 생각한다.

 

칼로 물베기라지만 쓸데없이 아내의 마음을 아프게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참으로 내가 우습지 않은가?
그러나 그래도 한편으로 오늘 어김없이 벌어진 탐스런 밤송이를 바라보며
다람쥐야! 빨리빨리 주워가라. 너의 안방마님 알기 전에...안방마님 명령에 내가 장대로 털기 전에 빨리빨리 주워가려므나...


올해도 어느덧 어김없이 언제인가 싶게 우리집 뒷뜰에 밤나무가 송이송이 알밤이 벌어 탐스럽게 떨어진다.
참으로 세월은 유수와 같다느니 , 살과 같다느니 ,하는 말이 새삼스럽다. 바로 얼마 전 앙상한 가지였던 생각 뿐인데 어느덧 한해가 지나 벌써 알밤이 떨어지니....
탐스럽게 벌어져 있는 밤송이를 바라보노라니 벌써 몇해전 대판 부부싸움이 생각난다. 부부싸움 칼로 물베기라는데 그건 그렇다치고 그날의 싸움은 나에게 알다가도 모를듯한 부부싸움의 이치를 일깨워 주었다.

몇 해전 그 해에도 어김없이 탐스런 알밤이 툭툭 떨어지는 그런 가을 , 풍요로운 가을이었다.
나는 왜그런지 내 집안에 떨어지는 알밤을 줍지 않는다.
이유인 즉 사실은 다른 사람이 주어갈 것도 아니고, 그저 나 뒹구는 탐스런 그 모습들이 그저 좋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왜냐하면 내 어릴적 나는 밤나무가 하나도 없는 집에서 자랐다.
그러나 이웃의 다른애들의 집에는 밤나무가 있었다. 알밤을 주워 뻐기는 그 애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밤나무며 밤나무 이파리까지... 밤송이에 그 알밤이 얼마나 부러웠던지 무던히도 가슴속에 한(?)이 맺혔던 것 같다. 유난히 내성적이면서도 자존심이 강했던 나는 한톨 얻어먹기 위해 노력은 커녕 그저 가슴속에 묻어만 (?)두었다.

세월은 흘러 그러한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던... 청장년의 세월은 가고, 산수좋아 찾아온 산골에 내가 직접 심은 밤나무에 알밤이 떨어지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나는 그것을 즐기고 잇었던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사건이 있게된다.
내 울안에 떨어진 알밤을 다른 사람이 주워갈리 만무이고 우리 집안에 우글거리는 다람쥐가 제철 만난듯이 주워간다. (내가 다람쥐를 아끼니까 우리 집에는 다람쥐굴이 유난히도 많다.- 미물인 다람쥐도 해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막히게 알고 모여든다.)
나는 그것이 즐겁다. 어릴적 그토록 탐나던 알밤을 내눈앞에서 태연히 앉아 까먹는 그 다람쥐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고 앙증스럽다.

 

'그래 실컷 먹어라.'
이 아름다운 결실의 계절, 나는 다름쥐를 바라보며 이 해맑은 이 가을을 즐긴다
그런 날중 어느날 아내가 "여보! 알밤이 떨어지면 다람쥐가 다 주워가니 빨리 장대로 밤을 털어야 겠어요! 머뭇거리다 보면 다 다람쥐가 가져가고 사람이 먹을 것도 없겠어요!"

"아니 여보, 밤나무가 한두나무야! 다람쥐가 먹으면 얼마나 먹겠어!"
나는 이미 아내의 말을 들을 생각은 애시당초 하나도 없고 건성으로 대답하는 동안 알밤은 계속 떨여져 가고....다람쥐는 바빠져가고...

 

어느날 아내가 긴 장대를 가지고 있는 힘, 없는 힘을 다하여 밤을 턴다. "무슨 사람이 그렇게 말하면 알아들어야지!"하면서 몹시 화가 난 얼굴로 밤나무를 두들겨 댄다.
나는 "아니 이사람이 왜 화를 내고 난리야!"
나의 퉁명스런 대답에 아내는 더욱 화가 나나보다.
이렇게 해서 칼로 물베기 대판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고약한 말없는 냉전이 사흘이나 갔다. 그리고...

그러나 이 싸움의 원인은 분명한데 ..아내가 그 사실을 아니 그 깊은 남편의 사연을 알턱이 있겠는가? 아내 입장에서 보면 화가 나는 것이 당연하지. 그러나 나는 나대로 해명할 사안도 설명할 사연도 못되어 말을 못하고... 그런데 아내 말대로 밤은 죽어도 털기 싫은 걸 어쩌나...
그러다 보니 애꿎은 싸움판만 커지고 말았으니...

나는 이 가을날 알밤이 떨어질때면 그때의 대판 싸움을 생각한다..... 부부싸움에 아주 어릴 적 형성된 그 어떤 응어리나 감정들이 나도모르게 이유없는 부부간의 단절이나 불만으로 작용하지는 않는지를 곰곰히 생각한다.

 

칼로 물베기라지만 쓸데없이 아내의 마음을 아프게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참으로 내가 우습지 않은가?
그러나 그래도 한편으로 오늘 어김없이 벌어진 탐스런 밤송이를 바라보며
다람쥐야! 빨리빨리 주워가라. 너의 안방마님 알기 전에...안방마님 명령에 내가 장대로 털기 전에 빨리빨리 주워가려므나...

'♣ 글 > [펌글]좋은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랑 적막  (0) 2005.11.22
강은 예부터 강이로되....  (0) 2005.11.22
나의 가을 추수  (0) 2005.10.18
산골에 정착한다는것  (0) 2005.10.08
에너지와 자본주의에 대한 小考 1  (0) 200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