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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C[잡다한것들]/[재미로 읽는]믿거나 말거나

500년전 신에 제물로 바친 소녀?

by 칠칠너래 2005. 11. 3.
500년전 신에 제물로 바친 소녀?
 
[조선일보]

선명한 얼굴 표정에 단단한 근육, 정맥의 피까지 그대로 얼어붙은 500년 전
잉카제국미라 세 구의 공개 전시(展示) 여부를 놓고, 아르헨티나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6~15세로 추정되는 두 소녀와 한 명의 소년 미라가 발견된 곳은 아르헨티나와 칠레 국경 부근의 해발 6700m 지역. 사망 당시 그대로의 복장으로 6년 전 발견됐다〈사진〉.

워싱턴 포스트는 20일, 아르헨티나 정부관리들은 지금까지 발견된 미라 중 가장 보존 상태가 좋은 이 ‘잉카의 소년·소녀 미라’를 올 가을 박물관에 전시할 계획이었지만, 원주민들은 이들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미라는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낮은 온도와 적절한 습기, 희박한 공기 등 자연조건이 들어맞아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경우였다. 과학자들은 폭력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고, 이들이 당시 산의 신에게 제물로 바쳐진 상태에서 동사(凍死)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잉카문명을 주제로 한 박물관 개관 작업을 담당하는 관리들은 이 미라를 소수의 과학자들에게만 보여주는 것보다는 일반인들에게 관람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민주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원주민단체는 이 미라를 산 속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르헨티나의 868개 원주민 그룹을 대표하는 아르헨티나 원주민 협회의 로겔리오 구아누코씨는 “미라들을 쉬고 있던신성한 지역에서 거칠게 끌어낸 것은 원주민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이들을 박물관에 전시하려는 계획은 ‘정신적’인 것을 ‘상업화’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