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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자작글]살며 생각하며

인터넷에서 농산물 판매를 계획하시는 분들에게

by 칠칠너래 2005. 10. 10.

 

                                     

                                        (야콘 밭)

 

어려운 농촌에서 뭔가 새로운 일을 해볼려고 인터넷 판매를 계획하고 있는 분들에게

내가 경험했던 일이 혹 참고가 될수도 있는 일이기에 경험담을 올려 봅니다.

 

우리 이웃마을에 오십대 후반의 서울서 공무원생활을 하시다가 14년전 시골로 내려 오셔서 농사를 짓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참 성실하게 사시는 분인데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서 시골서 농사짓고

살려니 참 어려운 일이지요. 시골 사정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어디든 거의 비슷비슷 할겁니다.

 

몇년전에 이분이 야콘이라는 것을 재배한 적이 있었습니다. 야콘이라는 것이 우리 마을에 들어 온건 이분이 재배 하기 훨씬 전에 몇몇 분들이 재배를 했었는데 판로가 시원치 않아서

한두해 해보다가 다들 그만 둔 작물이죠. 그런데 이분이 그걸 재배를 했는데 막상 수확을 해서 팔아야 하는데 역시 판로가 시원치 않으니 고민을 많이 했더랬지요.

 

농협에서 수매를 해서 가락동 농산물 시장으로 갖고도 가 봤지만 막말로 박스 값도 안나오니

도저히 타산이 안맞는 거였어요. 그래서 시도 해본것이 인터넷 판매였는데 뭐 밑천 많이 들어 가는 일이 아니니 되면 다행이고 안되면 그만이라는 심정으로 시작 하게 되었지요.

 

그분은 컴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이니까 모든걸 내가 맡아서 했는데 사실,이거 내가 농사 짓는것도 아니고 남의것을 대신 해준다는게 은근히 부담이가는 일이었습니다.

 

하여간 큰 기대는 갖지마시라,전혀 안될수도 있는거니까 그냥 가볍게 생각하시라고 해 놓고 일단 홈페이지를 한개 만들었습니다.

뭐,,허접하지요. 별로 뛰어난 실력이 못되니까,아마추어 티가 팍팍나는, 그런 홈페이지이지요.

 

정말 큰 문제는 홈페이지를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리느냐 인데, 내가 오래전부터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을 해봐서 알지만, 홈페이지 홍보 하는데엔 검색엔진에 등록하는것 만큼 확실한건 없다는것이 내 경험입니다.

 

그런데 상업적인 사이트니까 무료 등록이 안되고 돈을 내고 등록을 해야 하며 또,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겁니다.

즉,통신판매업 허가 번호를 홈페이지 전면 잘 보이는곳에 게시를 해야지만 등록을 해줍니다.

 

일단 검색엔진 두곳 야후,네이버 에 등록하는 비용이 40만원 가까이 들고 홈페이지 호스팅 비용이 일년에 십여만원 들어서 총 50만원 정도가 들어 가는데 이게 된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는일에 이만한 돈을 들인다는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

 

다행이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2002년도 당시 야콘한박스당 농협에 수매하면 만원도 못받는데, 인터넷 판매에서는 2만5천원씩에 순식간에 다 팔았어요.

 

인터넷의 위력을 정말 실감하게 되더군요. 올해는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간 야콘 모종을 팔아서만 순수익 1200만원 올렸습니다.

 

농촌실정을 내가 잘 알지만 이정도면 정말 대단한 수익이지요. 내가 해보라고 권장한 일이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것에 대해서 나 자신이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요즘도 내가 홈페이지를 관리 해주고 있지만 농촌에서도 뭔가 특별한 아이템만 있다면 인터넷 판매를 하는것이 굉장히 유리 합니다.

 

우리나라의 유통구조가 엉망인것은 생산자 입장에 서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실감하는 것인데 해결책은 직접 판매를 하는것 뿐입니다.

 

이분은 야콘과 더불어,고추농사도 약간 짓고 있는데 이분 농사 방법은 무조건 무농약입니다.

올해로 12년째 무농약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데 고추농사가 원체 일손이 많이 들어 가는 거라서 많은 양을 하지못해서 친척들하고 나눠먹는 수준이고 약간 남는것을 인터넷 판매를 하고 있는데, 매년 근당 2만원씩 에 팔고 있지요.

 

철저한 무농약이니 사실 2만원이라도 안비싼거지요.

인터넷 판매에서 제일중요 한것이 믿음 입니다. 뭔가 구매자들에게 믿음이 가도록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게 실패냐 성공이냐를 가름하는 중요한 요인이라 생각되더군요.

 

농촌에서 인터넷으로 뭘좀 해볼려고 하는 사람들은 몇가지 유의 해야할 사항이 있습니다.

우선, 식품 위생법, 이거 굉장히 웃기는 법입니다.

 

홈페이지에서 어떤 농산물을 판매 할려면 다들 이곳저곳 사이트 돌아 다니면서 자료를 모아다가 올려 놓게 마련인데, 주의 할점은 절대 효능을 얘기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야콘은 무슨 무슨 성분이 있어서, 당뇨에 좋고, 변비에 좋다. 이런 식으로 올려 놓으면 안된다는 겁니다. 이거 식품법 위반이에요. 식파라치들 이런거 보면 당장 신고 합니다.

 

신고가 들어오면 당연히 조사가 나오고,그러면 거의 백프로 입건 조치됩니다.

벌금이 장난 아니에요. 나도 멋모르고 농촌진흥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자료 복사 해다가 올렸다가 혼났습니다. 출처가 어디든 그거 상관안합니다.

 

고추 같은경우는 "고추에는 매운맛을 내는 Capsicum 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성분이 항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런식으로 쓰면 위반이에요.

 

문구 하나에도 신경써야 합니다. 어떤 농산물이던 마찬가지에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상식이 전혀 안통하는 법이 바로 식품법이지요.

 

또 농산물 원형을 알아보지 못하게 가공해서 판매 하는것도 식품법 위반입니다.

예를들어서 도토리를 주워다가 가루를내서 팔면 그것도 식품법 위반입니다.(원형을 알아 볼수없게 가공을 해서 팔기때문에 위반이랍니다...쩝)

 

세상에 도토리를 그냥 먹는 사람도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하여간에 법이 그렇다는데야 어쩌겠습니까. 도토리 가루도 팔았었는데 얼마전에 식품안전청에다가 질의를 해보니 회신이 오기를 저렇게 왔더군요.

그래서 도토리 가루 판매를 중단 했지요.

 

인터넷 농산물 판매 사이트만 집중적으로 검색하는 식파라치들이 있어요.

몇년전에 인터넷 농산물 사이트들이 식파라치 때문에 골치 아팠던 적이 있습니다.

 

하여간 별별 인간들이 다 있으니 조심하는것이 상책입니다. 그외도 인터넷 판매 할려니 통신사업자 등록을 해야 하고..그걸 하고 나니까 당장 국민연금 관리 공단에서 전화가 왔더랍니다. 농민들, 연금 감면해주는게 있는데 그걸 당장 중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더랍니다.

 

그래서 손이 발이되도록 사정을 해서 겨우 무마 시켰다고 하더군요. 힘없는 농민들이 뭘좀 해볼려고 하면 뭐가 그렇게 딴지 거는곳이 그리도 많은지. 이런건 정부에서도 뭔가 농민들을 위해서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생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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