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은 미국의 과학대중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기사를 국내에 독점 공급하는 과학 월간지 ‘사이언스올제’와 함께 세계의 최신 과학 동향을 격주로 소개한다.
스타트랙과 같은 공상 과학영화를 보면 우주선을 향해 갑작스럽게 달려드는 소행성이나 우주 괴물, 또는 외계 비행선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의 우주 활동을 위협하는 것은 코스믹 레이(cosmic ray) 혹은 우주선(宇宙線)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입자들이다.
과학자들은 공기 중에 놓아둔 대전(帶電)된 물체의 전하(電荷)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체불명의 어떤 것에 의해 이온화된 공기 속의 전하들이 대전된 물체의 전하들을 밀고 당기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빅터 헤스는 1912년 열기구를 타고 올라간 뒤 고도가 높을수록 검전기의 전하가 더 빨리 방전된다는 것을 밝혔다. 그러므로 공기 이온화의 원인은 우주에서 오는 불가사의한 것이어야 했다. 그래서 코스믹 레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것이다.
코스믹 레이의 대부분은 양성자지만 간혹 무거운 원자핵도 약간 섞여 있다. 이들 대부분은 태양계 밖에서 오지만 어떻게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를 얻게 되는지는 오늘날까지도 의문이다. 이렇듯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양성자인 코스믹 레이가 우주 비행선에 충돌하면 많은 방사선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우주 비행선의 전자 장비뿐만 아니라 탑승한 승무원들은 방사능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보호 장치 없이 우주에 노출된다면 1초에 약 5,000개의 이온이 몸 전체를 뚫고 지나가면서 DNA에 큰 손상을 입게 된다. 미 항공우주국의 예측에 의하면 화성으로 가는 우주 여행객들은 몸 전체 DNA의 3분의 1이 코스믹 레이에 의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그러면 지상에서는 안전할까?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오는 코스믹 레이를 대기(大氣)가 차단해 주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안전하다. 코스믹 레이만이 우주 여행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태양도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이는 양성자와 무거운 핵들을 방출하기 때문에 철저한 보호 수단이 없다면 우주 비행사들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1956년 2월23일 발생한 태양의 거대한 에너지 분출을 들 수 있다. 따라서 화성으로의 여행은 태양 자기장의 활성도가 가장 낮은 해를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미 항공우주국에서는 우주 비행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과학자들에게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 지금까지 제안된 아이디어는 크게 3종류다.
첫째는 우주 비행선 주위 전체에 5m 두께의 물통을 달아 지구의 대기처럼 물이 유해한 방사능들을 흡수토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물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실현 가능성이 낮다(그림 첫번째). 두번째로는 우주선 주위에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 우주 비행선을 향하는 코스믹 레이들을 자기장의 힘으로 밀어내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자기장의 특성상 자극(磁極) 근처에서는 보호가 불가능해 이것도 효과적인 방법이 안된다(그림 두번째). 마지막으로 우주 비행선을 20억V의 전압으로 대전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이 역시 엄청난 전류가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해를 끼칠 수가 있다(그림 세번째).
〈제공:사이언스올제(www. scienceollz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