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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C[잡다한것들]/과학 읽을거리

타원은하’ 미스터리 풀었다

by 칠칠너래 2007. 1. 1.
‘타원은하’ 미스터리 풀었다
[경향신문 2006-08-24 10:06]    
타원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이 주변의 기체들을 가열하고 날려보내는 모습을 상상해 만든 그림. /나사(NASA)제공

타원은하 안에 들어 있는 블랙홀이 은하 형성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사실을 한국과 영국의 과학자들이 함께 발견했다. 이는 타원은하가 우주 초기에만 별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별을 생성하고 있다는 증거로, 기존의 은하 이론을 뒤엎고 향후 은하 기원을 규명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이석영·이영욱 교수 연구팀과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타원은하 안의 블랙홀이 에너지를 발산해 별 생성을 억제하는 현상을 관측하고, 이를 이론적으로 검증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8월24일자)에 ‘타원은하의 별 생성 역사에 대한 초거대 블랙홀의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발표된다.

은하의 종류는 크게 타원은하, 나선은하, 불규칙은하로 구분된다. 천문학자들은 나선은하에는 새로운 별이 꾸준히 탄생하지만 타원은하에는 새로운 별이 발견되지 않아 ‘죽은 은하’로 꼽아왔다. 기존에 알려진 은하 형성이론의 미스터리는 거대 타원은하가 주위에 많은 가스를 갖고 있음에도 왜 별이 거의 생성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느냐는 것이었다.

이석영 교수는 “은하의 크기가 커질수록 그 안에 큰 블랙홀이 있다는 사실에 착안했다”며 “블랙홀의 에너지가 주변을 뜨겁게 만들어 별이 생성될 수 없도록 방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타원은하는 블랙홀의 방해 정도가 약해 별 생성이 좀더 활발한 편이다.

이번 연구는 은하 질량의 0.2%를 차지하는 블랙홀이 사실은 은하에서 별 생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작은 타원은하의 블랙홀은 주로 주변 기체의 유입을 통하여 성장하고, 큰 타원은하의 블랙홀은 블랙홀을 이미 가지고 있는 은하들 간의 병합에 의해서만 성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교수는 “은하진화학자들이 블랙홀의 특성과 진화를 연구해야 은하 형성의 비밀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병합설을 제시하는 현대우주론을 검증한다는 의미에서도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 e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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