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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클래식

FLUTE 명곡

by 칠칠너래 2006. 5. 30.

 

 

●바흐 /플루트 소나타집
바흐는 당대에 부각되기 시작한 플루트의 특성을 간파해 이전의 목가적 성격 외에 고귀하면서도 표현적인 성격을 불어넣었다. 앞에 작곡된 3곡은 플루트와 쳄발로용 곡이며, 뒤의 3곡은 여기에 저음악기가 첨가되는데, 이중 BWV 1031의 ‘시칠리아노’는 특히 전아한 아름다움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독주 플루트를 위한 BWV 1013은 무반주 바이올린 및 첼로곡집과 동일한 계열에 놓이는 작품으로 부레 무곡의 악장이 눈길을 끈다.

 

Sonata in E flat major BWV 1031 전악장

2nd Mvmt Siciliano  

Tatiana Nikolayeva 피아노

 

●바흐 /관현악 모음곡 제2번
제목은 관현악 모음곡으로 되어 있지만 제2번 모음곡은 현악기의 합주에 플루트의 독주가 협연되는 형식으로 사실상 플루트 협주곡에 가깝다. 5곡의 폴로네즈는 종종 팬플루트로 연주되어 라틴 아메리카의 민요로 오해받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마지막 곡인 바디네리는 4분의 2박자로 되어 수다떠는 듯한 기분을 전달해 주는, 발랄하고 빠른 곡으로 플루트의 화려한 성격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해준다.

 

Badinerie(희롱)


메르카단테/플루트 협주곡 E단조
19세기 중반 나폴리에서 활동한 작곡가 메르카단테는 당대에 주로 오페라 작곡가로 명성을 떨쳐 벨리니에 비견되기까지 했지만 오늘날 그의 작품은 이 플루트 협주곡 E단조를 제외하고는 거의 잊혀졌다. 이 협주곡은 그가 청년기에 작곡한 습작으로 빈 고전파의 영향을 짙게 받고 있는, 형식미에 충실한 작품이다. 마지막 악장의 경묘하고도 리드미컬한 주제는 특히 널리 알려져 있다.

 

2악장 Largo


쇼팽/‘로시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쇼팽이 불과 14세 때 작곡한 소품으로 라디오의 배경음악에 많이 사용되어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한 곡이다. 로시니의 오페라 ‘라 체네렌톨라’(신데렐라)의 마지막 부분인 화려한 콜로라투라 아리아에서 주제를 따오고 있는데, 원곡도 역시 변주곡 형식으로 되어 있다. 쇼팽의 플루트 변주곡 역시 이 원곡의 변주를 상당부분 이어받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플루트가 가진 화사한 정취를 마음껏 살려 주제를 전개시키고 있어 좋은 대조를 이룬다.

 


●모차르트/플루트 협주곡 2번 D장조
모차르트가 네덜란드 출신의 플루트 주자 드 장의 의뢰를 받고 작곡한 두 곡의 플루트 협주곡 중 두번째 곡으로서, 이전에 작곡한 오보에 협주곡 C장조를 조옮김하여 개작한 곡이지만 원곡인 오보에 협주곡보다 훨씬 널리 연주되고 있다. 조성이 말해주듯 약동하는 활기로 넘치는 곡으로서, 특히 3악장의 장식적인 제1주제는 선율선이 예외적으로 길면서도 어느 한 군데 손댈 수 없는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3rd Mov. Allegro


●도플러/‘헝가리 전원 환상곡’
도플러는 19세기 후반의 플루티스트로 헝가리 태생이지만 후에 빈으로 진출하여 궁정가극장의 플루트 주자와 발레 지휘자 등을 역임했다. 그의 대표작인 ‘헝가리 전원 환상곡’은 그가 유년기부터 접했던 헝가리 고유의 민요 선율을 풍성히 사용해 동양적인 색채를 그려내고 있는데, 우리로서는 놀랄 만큼 극동 민요의 세계를 닮아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장식음이 풍부한 앞부분과 새기는 듯 빠른 리듬의 뒷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악장


비제/‘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중 미뉴에트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을 플루트곡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중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미뉴에트는 플루트 레퍼토리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있는 유명한 작품이다. 그런데 정작 이 ‘미뉴에트는 원작의 ‘아를르의 여인’에는 들어 있지 않은 곡으로 비제의 사후 그의 다른 작품 ‘아름다운 퍼스의 아가씨’ 중에서 가져온 것이다. 궁정적 향기와 여성적인 단아함을 갖춘 아름다운 소품으로 악기의 낭만적인 맛을 한껏 살린 명작이다.

 

 

●비발디 /플루트 협주곡집
비발디의 작품에는 당대의 일반적인 경향에 비해 형식의 엄정함에서 벗어나 독특한 감성의 발현과 개성적인 표현을 중시하려는 노력이 눈에 띄며, 이는 특히 플루트 협주곡에 있어서 더더욱 매력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3번 D장조 ‘붉은 방울새’ 서두의 경쾌한 상행음형은 가장 유명하다. 한편, 2번 G단조 ‘밤’은 6개 악장으로 된 기괴한 곡으로 불안 속을 달려가는 듯한 마지막 악장이 시대를 넘어선 독특한 표현을 보인다.

 

플루트 협주곡 작품 10-3 D장조 RV 428

<붉은 방울새> 1악장

플룻 : 제드 웬츠, 뮤지카 애드 레넘

 

드뷔시 /‘시링크스’
연극 ‘프시케’를 위한 부수음악으로 씌어진 짧은 곡으로서, 35마디에 불과하지만 플루트의 온갖 기교를 선보이는 고난도의 작품이다. 제목은 그리스 신화에서 요정이 갈대로 모습을 바꾸었다는 시링크스의 이야기에서 차용해 온 것이다. 처음 부분은 고대의 선법을 사용해 애수띤 목가적 분위기를 풍기며, 이어 반음계적 음형으로 리듬의 변화와 꾸밈음 등을 풍부하게 사용해 이국적인 환상을 그려내고 있다.

모차르트/플루트 4중주곡집
1977년 고향 잘츠부르크를 떠난 모차르트가 궁핍 속에서 네덜란드 부호의 의뢰로 작곡한 곡으로, 당시 플루트는 연주하기도 힘들고 음색도 부족해 모차르트는 이 악기를 대단히 싫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겨우 작곡을 마친 그는 아버지에게 “참을 수 없는 악기를 위해 작곡하자니 머리까지 둔해지는 것 같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당대 플루트 특유의 온화하고 따뜻한 표정이 전곡을 지배하고 있어 이 말을 믿기 힘들 정도이다.


플루트 FLUTE

플루트만큼 역사가 길고 다양한 변형을 가진 악기도 드물 것이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부르는 플루트는 뮌헨의 플루트 주자였던 테오도르 뵘이 개발한 ‘뵘식 플루트’를 말한다. 이 플루트는 전체 길이가 67∼68cm인 곧은 관으로 되어 있으며, 나무, 순은, 양은, 금 또는 백금 등의 재료로 만들어진다.

나무로 만든 플루트와 금속으로 만든 플루트가 근본적으로 다른 음색을 내지는 않는다.
단지 금속제 플루트의 소리가 약간 더 가벼우며, 강하게 불었을 때 목제 플루트에 비해 날카로운 소리를 낼 수 있다. 그 이유는 악기의 몸인 원통의 벽 두께가 목재보다 더 얇기 때문인데, 이 얇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목제에 비해 금속제가 갖는 장점이다. 금속제 플루트가 나온 이후, 목제에서도 이 장점을 살리기 위해 특수한 나무를 사용해 관의 벽 두께를 최대한 얇게 만들려는 시도를 해왔다. 이렇게 해서 제작된 플루트는 목제 플루트 자체의 여린 소리를 잃지 않으면서 금속제 플루트의 특징이었던 밝은 음향과 가벼운 소리를 동시에 내는 데 상당히 접근했으나 불행하게도 금속제 플루트보다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너무 높거나 낮은 음에서 일부러 만들어 내는 소리가 아니라면 플루트는 모든 음역에서 고른 특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플루트의 기본 음색은 그 특유의 진동으로 인해 마치 연기처럼 움직이는 가벼운 느낌을 갖게 한다. 특히 주입되는 호흡의 양과 진동의 강도를 연주자가 입술로써 직접 조절하기 때문에 소리의 활동이나 특성에 미치는 연주자의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연주자는 소리에 경쾌한 느낌과 힘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부드럽게 흐르는 선율을 연주할 수 있고, 감정적 폭을 충분하게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온도변화에 가장 민감한 악기이므로
수시로 음정이 떨어지거나 올라간다는 난점이 있다. 다른 관악기에 비해 플루트 주자에게 훨씬 정확한 귀가 요구되는 것이 그 때문이다. 플루트는 3옥타브의 음역을 가지며 연주자의 능력에 따라 3-5도 정도 더 날 수도 있다. 가장 낮은 음역에서는 배음이 적기 때문에 다소 억세며 거칠고 무디게 들린다. 그러나 웅대하고 시적이며 애조를 띠는 것이 이 음역이 지니는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저음역의 소리는 다른 악기들과 함께 연주하게 되면 음색적으로 섞여 버리기 때문에 가능하면 다른 악기와 중복되지 않는 선율을 연주한다.

그러나 저음역을 벗어나면 오보에·호른·바순 등의 악기와 무리없이 음색적·화성적 결합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화음이든 유니즌이든 무리없이 구사할 수 있다. 특히 가장 높은 음역의 음은 관현악 총주를 뚫고 나오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반면 가장 많은 음을 포함하는 중간 음역은 밝고 여리게 들리며 시적인 서정성을 띤다. 플루트는 목관악기 중에서 하모닉스를 연주할 수 있는 유일한 악기로 보통 제3배음을 사용해서 만들어 낸다. 그리고 빠른 트릴이나 패시지를 쉽게 연주할 수 있는 운동성이 풍부한 악기로서, 리드가 없기 때문에 더블이나 트리플 텅잉, 플러터 텅잉도 다른 목관악기에 비해 훨씬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오늘날의 위치를 갖게 된 것은 19세기 이후 악기의 분류체계에서 플루트족은 공기의 회오리를 통해 소리를 얻는 여러 유형의 악기를 총칭하는데, 이는 리코더·플래절렛·휘슬·팬파이프 등의 세로 피리와 플루트 등의 가로 피리로 나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에서 쓰는 가로 피리를 가리킨다. 플루트족의 악기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이집트·남미 등 넓은 지역에 고루 분포되어 있고, 로마의 원주민으로 알려져 있는 B. C 6∼5세기 에토루스크인의 유적에는 가로 피리를 부는 엷은 부조가 남아 있다. 이 가로 피리가 언제 유럽에 수입되었는지는 확실하게 알려진 바 없다. 다만 13세기 트루바두르(음유시인)의 악기로서 남프랑스에 퍼져 있었음이 당시의 그림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중세와 르네상스·바로크시대 초기만 해도 플루트는 군악대 등에서 많이 쓰였으며, 예술음악에서는 리코더가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므로 17∼18세기의 플루트는 리코더를 의미하고 가로로 부는 플루트는 가로 플루트 또는 독일 플루트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가로로 부는 플루트가 관현악에 쓰이고 리코더를 대신하여 오늘날의 위치를 갖게 된 것은 19세기 이후의 일이다. 그 시기가 되어야 플루트의 시대가 열리게 되는데, 그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악기의 성능과 기능을 높이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뵘으로 그는 원추형의 몸체를 원통형으로 하고, 구멍의 크기를 넓혀 음향학적으로 플루트를 합리화하고 규칙적인 반음을 얻을 수 있도록 개량했다. 재질을 목재에서 금속제로 바꾼 사람도 뵘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볼 때 뵘 이전의 플루트는 트릴이나 반음을 내는 장치가 부족해 표현적인 한계를 안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가령 모차르트가 활동하던 시대까지만 해도 키를 눌러서 음을 내는 장치가 하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플루트를 위한 음악이 단조로울 수밖에 없는데, 이와 같은 사실을 모르고 현재의 플루트로 모차르트의 곡을 연주하면서 “모차르트는 음악을 일부러 쉽게 만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 실소를 머금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