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TC[잡다한것들]/과학 읽을거리

극초음속기 20년 안에 나온다"

칠칠너래 2006. 12. 6. 20:38
극초음속기 20년 안에 나온다"

영화 한 편 볼 시간에 서울 ~ 뉴욕 '사뿐'
음속 5배 이상 내는 스크램제트 엔진 개발
NASA, 시험비행 잇따라 성공 … 상용화 기대


  
  
서울에서 뉴욕까지 비행기로 2시간 내에 주파할 수는 없을까. 전문가들은 마하 5(음속의 5배, 음속은 대략 시속 1200㎞) 이상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정도의 속도 영역을 '극초음속'이라고 부른다. 현재 가장 빠른 비행기는 마하 3 정도이다.

극초음속기는 과연 꿈같은 미래의 일일까. 그렇지 않다.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는 '스크램제트' 엔진이 점점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랭글리 연구센터와 드라이든 비행연구센터, 그리고 몇몇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스크램제트 엔진과 비행체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스크램제트 엔진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그림 참조> 깔때기 모양의 흡입구를 통해 공기를 빨아들인다. 기존의 제트엔진 원리와 같지만 유입된 공기를 압축하는 압축블레이드가 없다.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속도를 이용해 공기를 압축하기 때문이다. 초음속 상태로 공기흡입구로 유입된 공기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공기로 인해 고압상태로 변하면서 기온이 섭씨 1500~1700도로 높아진다. 이렇게 고온 고압 상태의 공기, 이 가운데 특히 산소가 연료로 사용되는 수소와 혼합되어 연소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마하 15 이상의 속도가 가능할 것으로 NASA는 예상하고 있다.

스크램제트 엔진을 장착한 극초음속기 X-43A는 이미 한 차례의 실패와 두 차례의 성공 비행으로 가능성을 충분히 내비쳤다. 2001년 6월에 있었던 첫 번째 시험비행은 무위로 끝났다. 계획대로라면 고도 2만4000피트에서 수송기로부터 분리된 X-43A가 추진로켓의 힘을 받아 9만5000피트까지 상승한 뒤 X-43A만 따로 떨어져 나와 극초음속으로 수초간 날아야 했다. 여기서 추진로켓을 따로 사용하는 이유는 스크램제트 엔진이 극초음속에 도했을 때만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진로켓은 고도상승을 시작하는 순간 제어불능 상태가 돼버렸고, 결국 꼬리 핀이 부서져 48초 만에 X-43A와 함께 화염에 휩싸인 채 태평양에 추락해 버렸다.

두 번째 시험비행은 2004년 3월 이뤄졌다. 지난 실패를 거울삼아 수많은 풍동실험을 거쳐 추진로켓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시험비행 계획은 추진로켓 분리 고도를 4만 피트로 정한 것 외에는 2001년과 같았다. 이날 길이 3.7m, 높이 1.5m, 무게 1t에 이르는 X-43A는 추진로켓에 실려 9만5000피트까지 상승한 뒤 추진로켓으로부터 정확하게 분리됐고, 결국 그 어떤 비행기도 도하지 못한 마하 7의 속도로 약 10초간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50여년 동안 실험실에서만 맴돌던 구상이 드디어 현실로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그해 11월 세 번째 시험비행도 성공적이었다. 'X-43A 하이퍼(Hyper) X'로 불리는 극초음속기는 태평양 상공에서 이전보다 더 빨라진 마하 9.6으로 10초간 비행에 성공, 또 다른 신기록을 세웠다.

X-43A를 만드는 데 일조한 보잉 팬텀 웍스의 프로젝트 매니저 조지 오튼은 "현재 스크램제트 엔진의 기술 수준은 2차 대전 직전의 제트 엔진과 거의 같다"며 "엄청난 경비와 노력이 투입돼야겠지만 스크램제트 엔진은 20~30년 뒤 우리와 함께 할 보편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초음속기가 일상화되면 지구상 어디든지 2시간 내 주파가 가능해져 이식용 장기 운송이 활발해질 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모든 목표 지점을 2시간 내 파괴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NASA는 다음 단계로 한층 발전된 개념의 X-43C를 미 공군과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2003년부터 설계가 시작된 X-43C 실험기는 2007년 첫 비행시험을 앞두고 있다. X-43C의 길이는 4.88m로 X-43A보다 약 1m가 길다. X-43A가 기체 상태의 수소를 연료로 사용한 데 비해 X-43C는 고밀도의 액체탄화수소를 연료로 사용, 약 4분간 마하 5~7의 속도로 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실험기로 2011년 첫 비행이 목표인 X-43B가 예정돼 있다. X-43A와 X-43C가 비행시험 후 태평양으로 떨어지는 소모성 실험기라면 X-43B는 최초의 재사용 실험기다. 시험비행 절차 또한 한 단계가 생략됐다. 수송기에서 분리된 뒤 추진로켓의 도움 없이 곧바로 극초음속 시험비행에 들어가게 된다. 이를 위해 NASA는 X-43B에 저속과 극초음속에서 사용되는 엔진을 구분한다는 계획이다.

심재우 기자  

http://news.joins.com/it/200603/16/200603162044358971700073007310.html